제목

아스코르빈산과 유전학

불가사의한 분자를 찾는 과정은 끝났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스코르빈산의 무제한 생성을 가능케 한 합성법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셈이었

다. 하지만 출발점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기에 이후 40년 간 이루어진 후속 연구가 이 독특한 분자를 제대로

이해는 데에, 또한 어마어마한 치료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에 실패했는지 지금부터 짚어보려 한다.

 

이 역설적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1930년대 초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갔던 연구자들의 심리를 들여다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제 인류의 진화에 있어 아스코르빈산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동식물의 아스코르빈산 자연 생성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고, 그 유전학적 중요성 역시

자각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L-굴로노락톤 산화효소라는 중요한 효소와 이와 연관된 다른 효소 체계는 먼 미래에 발견될 날을 기약한 채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연구자들에게는 30년 묵은 비타민 c 이론만이 독단적으로 주입되었다.

그들은 괴혈병이 비타민 결핍증이라는 식이 결핍 질환이라고 생각했고, 이 영양 장애는 극히 소량의 영양소

음식에 넣으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바타민 c는 특정 음식에만 존재하는 미량의 식품 성분으로 여겨졌을뿐, 누구도 이것이 인간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물일 수 있다는 개념에 다가가지 못했다.

1930년대 초중기의 괴혈병에 대한 인식은 이를 단순히 음식과 관련된 질환이라고 여겼던 1753년 린드의 시대

비교해 변한 것이 거의 없었다

 

20년 전부터 이 미지의 물질을 비타민이라고 불럿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비타민 c라는 물질이 다른 전형적인 비타민과는 상이한 성향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동물에게 있어 비타민 c는 비타민이 아니었다. 동물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이를 생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먹이에 비타민 c가 없어도 괴혈병을 앓지 않았다.

 

자연에 존재하는 수 천 종류의 포유류 가운데 오직 인간, 원숭이, 기니피그 세 종만이 음식을 통해 비타민 c

를 섭취해야 했다. 비타민 c가 신체에서 효과를 보이는 용량 또한 다른 비타민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았다.

동식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비타민 c를 생성 하는지에 대한 화학적 효소 메커니즘이 밝혀지면서

비타민 c라는 명칭은 아스코르빈산이라는 명칭과 점차 동의어가 되었다.

 

생화학적 유전학 분야에서 유전의 메커니즘 이해에 발전적인 변화가 일어나던 가운데, 질병 치료에 아스코르

빈산을 사용한 임상시험 결과도 다수 발표되었다. 그러나 괴혈병 이외에는 그다지 성공이라 부를 만한 경우

가 없었다. 하지만 25년 동안 일어난 발전은 인간의 "아스코르빈산의 필요"에 대한 본 저자의 유전학적 개념

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타민 c 가설은 어떻게 우리에게 괴혈병이 발병하는지만 설명하려고 했지, 왜 우리가 괴혈병에 대한 감수성

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 가설은 새로 축적되는 사실을 뒷받침하기에 더 이상 적합

하지 않았으므로, 확실히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 했다. 하지만 비타민 c 가설에 의문이 제기되지 않은 채

1966년이 되기까지 정설로 남아 있었다.

 

발전된 비타민 c 개념을 논하기 위해 먼저 앞에서 언급한 아치볼드게로드 경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1908년에 그는 유전성 효소 질환이라는, 질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혁신적인 개념을 의학에 도입했다.

유전성 효소 질환은 특정 효소의 결핍이나 불활성화가 유전되어 효소가 제 기능을 못하고, 그 효소가 개입된

생화학적 과정이 이뤄지지 않게 되어 독성을 띤 부산물이 축척되거나 비 정상적 생화학 경로가 형성되어 증

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질환은 상대적으로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질환부터 치명적인 질환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각각의 효소는 염색체 내 하나의 유전자에서 생성되므로 유전자에 생기는 작은 변이가 효소 하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가지 유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효소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이 "선천적 대사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치볼드 경은 1,908편에 달하는 그의 논문에서 총 네 가지의 유전 질환을 설명했다.

물론 지금은 더 믾은 종류의 유전 질환이 밝혀졌고 계속 새로운 것들이 보고되고 있다. 당시 그가 보고했던

질환은 선천성 색소 결핍증 Albinism, 알캅톤뇨증 Alkaptonuria, 시스틴뇨증 Cystinuria 그리고 펜토오스당뇨

Pentosuria으로, 모두 유전 과정 중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선천성 색소 결핍증은 상대적으로 해가 크지 않은 질환으로, 검은 피부 색소인 멜라닌 생성에 사용되는 효소

가 결핍되어 발생한다. 알캅톤뇨증과 시스틴뇨증은 모두 단백질 대사 과정 중 효소가 누락되어 중간 산물이

축적되면서 소변과 신체의 다른 부분에 변화를 일의키는 질환이다.


알캅톤뇨증은 고령이 되었을 때 심각한 관절염을 일으키지만 그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질환이고,

시스틴뇨증은 신장과 방광에 결석을 형성한다. 펜토오스당뇨증은 펜토오스라는 당이 소변에 나타나 당뇨로

착각할 수 있는 질환으로, 발병이 흔치 않고 피해도 적은 편이다.


의학 분야의 다른 위대한 발견들이 그러했듯, 아치볼드 경의 연구 역시 거의 한 세대 가까이 무시되었다.

1940년 주요 유전학 교과서를 보면 무려 32년 전에 발표됐던 알캅톤뇨증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긴 시간이 흘러 결국 그의 선구적인 연구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게 된다.


추가로 발견되어 화제가 된 두 유전 질환에 대해서도 간단히 다뤄보자.

먼저 언급할 갈락토오스혈증은 갈락토스-1-인산염 유리딜 전이 효소라는 효소가 누락되어 아이가 우유나

모유의 당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영유아기 질환이다. 따라서 우유나 모유 식단을 즉시 바꾸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거나, 성장 저하, 백내장, 지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유전 질환은 PKU라고도 불리는 페닐케톤

뇨증이다. 이 또한 페닐알라닌 수산화효소라는 효소가 결핍되어 단백질 소화에 심각한 문제를 겪는 영유아기

의 질환으로, 저 단백질 특별 식단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정신지체를 비롯한 여러 신경 질환과 비가역적인

뇌손상을 일으킬수 있다.


이렇게 인류는 유전학 분야의 고전적인 질환군인 "효소 결핍 질환"을 갖게 되었지만, 이 단순한 진실이 오랫

동안 무시되었고, 괴혈병은 계속 비타민 결핍증으로 여겨졌다. 1966년 본 저자는 <괴혈병의 유전학적 원인

에 해하여 On the Genetic Etiology of Scurvy>라는 논문을 발표 했다.


이 논문에서 저자는 괴혈병과 관련한 역사와 사실을 검토했고, 괴혈병이 단순한 식이 질환이 아닌 유전학적

간 효소 질환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새로운 질환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것을 발견한 사람의 특권이기에, 본

저자는 이 질환의 특성인 낮은 혈중 아스코르빈산 양에서 착안해 이를 "저 아스코르빈산혈증"이라고 명명

했다.


유전학적 접근은 진화 과정에서 포유류의 생존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아스코르빈산의 고용량 사용에

대한 자연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예방의학과 치료의학 분야에 "고용량 아스코르빈산을 사용한 예방과 치료"

라는 새로운 분야의 기반을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고용량 아스코르빈산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

나다.


본 저자는 아스코르빈산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표하면서 1930년대 초 아스코르빈산이 처음 발견되었

을 때 일어났던 것과 같은 연구의 홍수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또한 현재 의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비타민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얼마나 긴 시간이 소요될지 함께

지켜보려 한다.


(출처 : 힐링팩터 - 어윈스톤 지음, 하병근 박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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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비타민C월드

등록일20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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