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씨를 보는 눈, 밭을 보는 눈

오늘은 의학이 생명현상을 바라보는 눈에 대해 강의를 하겠습니다.

 

서양의학은 과학에서 출발한 의학이고 동양의학은 철학에서 출발한 의학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 출발점이 다른만큼 생명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릅니다.  이들은 어느 것이 더 낫고 어느 것이 더 못하다고 말을 할수 없는 고유의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의학이 한계의 벽에 부닺치면서 어느 의학도 완전히 해결해내지 못하는 질병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러한 난치병들은 양쪽 의학의 시선을 모두 수용하면 치료법을 찾아가는데 커다란 도움을 받을수 있습니다.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시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예전에 출간된 신비로운 비타민 C "씨를 보는 눈, 밭을 보는 눈"에 실린 글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직 재출간할 출판사를 정하지 못해 구할수는 없지만 이 책은 많은 의료인들이 새로운 의학에 대해 눈을 뜨게 만든 책이기도 하고 하병근 의학이 의료인들의 머릿 속에 새겨지는 계기가 된 책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많은 후배 의료인들이 책을 카피해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언젠가 이 책이 세상으로 다시 나서는 날 여러분들은 하병근 의학의 시작을 만나볼수 있을 것입니다.

 

 

씨를 보는 눈, 밭을 보는 눈

의학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크게 두 갈래의 길을 더듬어 올라가 볼수 있다.  질병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 했던 길과 그 원인을 인체내에서 찾으려했던 길이다.  지금의 의학만을 놓고 본다면 서양의학은 다분히 그 원인을 세균, 바이러스, 오염물 같은 외적인 요인과 그런 요인들에 의해 일어나는 유전자 변이에 주목하고 있고 동양의학은 그 원인을 체질, 기 순환의 불균형과 같은 내적인 요인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서양의학이 요즘 한창 각광을 받고 있는 유전자로 대변되는 씨의 의학이라면 동양의학은 사람의 체질이라는 말로 얘기해 볼수 있는 밭의 의학이다.  하지만 서양의학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여기에도 밭의 의학이 싹트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서양의학의 한 구석에서 그 밭의 개념이 밀알처럼 살아 숨쉬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 밀알이 썩어 싹을 튀우면 서양의학에도 밭의 사상이 번성해 지금 보다 더 큰 의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20세기 초반 파스퇴르의 세균학설이 번성해 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람에게 일어나는 모든 질환은 외적인 요인, 즉 세균과 같은 감염원이나 독소에 의해 발생한다고 믿고 있었다.  사람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육, 그리고 건강에 필요한 요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미네랄들일 뿐 다른 것들은 필요치 않다는 생각들이 팽배해 있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외적인 요인이 아닌 내적인 환경이 어긋나며 밭이 말라가는 질환이라 얘기할수 있는 영양 결핍증들이 18세기부터 서양의학의 눈에 감지되기 시작했고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제임스 린드의 괴혈병 실험에서 출발한 밭의 의학은 19세기 초반의 동물 실험에서부터 재현되기 시작한다.  19세기 초반, 동물들에게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의 정제된 음식을 먹인 실험에서 이 동물들이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걸 발견하게 된다.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뿐 아니라 눈의 각막이 변성되며 혼탁해져갔다.  후에 이런 눈의 이상이 음식물 섭취가 충분치 못한 아프리카 원주민들과 남미 사탕수수 농장의 노예들에게서도 관찰되었는데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특정 요소의 결핍에 의한 결과가 아닌 그들의 단조로운 식이에 포함된 독소에 기인한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왜 칼로리가 충분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함유 음식이 정상적인 성장을 가져오지 못하는지는 미스테리로 남아버리게 된다.  씨를 보는 눈이 밭을 보는 눈을 덮어버린 결과였다.

 

1897년 네덜란드인 크리스티안 아이크만 (Christiaan Eijkman)은 말초신경의 변성으로 온몸이 무감각해지면서 근육이 힘을 잃고 급기야는 심장까지 고장나 버리는 각기병을 연구하다가 군부대 병원에서 도정된 쌀을 모이로 주며 기르던 닭들이 이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도정되지 않은 쌀을 주자 이들이 각기병으로부터 회복하는 것을 보고 그는 놀라게 된다.  아이크만은 이 현상을 놓고 도정된 쌀에는 독소가 있고 쌀겨에는 이 독소에 대한 중화제가 있어서 쌀겨를 함께 주면 독소가 중화된다는 논리를 폈다.  그 후 새와 사람에 생기는 각기병은 쌀겨에는 있고 도정된 쌀에서는 사라지는 필수 요소에 의해 생긴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후 비타민이 발견되게 된다.  비록 잘못된 해석을 한 아이크만이었지만 그의 이러한 관찰은 비타민의 발견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공로로 1929년 노벨상을 그에게 안겨주었다.  여러 종류의 비타민들이 발견되어가면서 인체에는 꼭 필요한 요소들이 있고 그런 요소들이 결핍되면 인간의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러한 접근법이 바로 밭을 보는 의학의 접근법이다.  질병의 원인을 인체내에서 찾으려는 동양의학의 시각의 맛을 서양의학에서 볼수 있는 부분이 이 결핍증의 해석과 치료다.

 

그런데 아쉽게도 서양의학은 결핍증의 치료에서 밭을 보는 눈을 거두고 다시 씨의 의학으로 눈을 돌리게된다.  항생제가 발견되고 DNA의 구조가 밝혀지고 1970년대에 유전자 재조합술이 개발되면서 이제 서양의학은 완전히 씨를 다루는 의학이 되어버렸다.

 

가뭄에 수분이 사라지며 논밭이 말라 갈라져나가는 것에 비유될수 있는 결핍증.  이 결핍증에 물을 길어 주어 논밭이 말라갈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서양의학은 논밭으로 가는 눈길을 거둔다.  서양의학이 밭을 옥토로 만드는 시각으로 계속 접근해갔다면 보다 더 큰 의학으로 자라왔겠지만 이후 서양의학은 밭에 뿌려지는 그 무수한 씨들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으로 일관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한계의 벽에 부딪치고 있다.

 

밭을 옥토로 만드는 논리, 그래서 그 밭이 비옥해지면서 거기에 뿌려지는 씨들도 잘 자라나게 된다는 논리가 지금의 동양의학의 논리요 사람들이 들이키는 보약의 논리다.  이렇게 밭을 옥토로 만드는 논리가 바로 고용량 비타민 C 복용에 적용될수 있는 논리다.  논밭이 갈라지는 괴혈병에 물을 길어부어주는 논리가 결핍증 예방의 논리라면 비타민 C 고용량 복용은 그렇게 물기를 머금고 있는 밭을 비옥하게 만들어 질병에 저항하는 능력을 키워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하는 논리다.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체질개선이라는 말은 사람이라는 밭의 개량이라는 말이고 이런 개선의 능력은 비타민 C에 싱싱하게 살아있다.  이제 서양의학도 비타민 C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으로 사람이라는 밭을 보는 눈을 길러야한다.

 

에필로그

비타민 C가 들어간 자리에 자연물 의약이라는 말을 넣어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의 의학으로 승화시킬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양의학이 자연을 안으면 투병하는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강의를 통해 씨와 밭을 모두 바라보는 의학 모습들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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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닥터하

등록일2009-08-15

조회수6,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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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

| 2011-09-14

댓글등록

아.. 논리정연함.. 참좋습니다..

짜루

| 2019-01-31

댓글등록

밭이 좋아야 나무도 좋고 열매도 좋다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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