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건강해서 사람에게 삶의 희망을 주어야할 사람...
많은 사람들이 형에게 의지하려고함, 이들을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이 형을 이 세상에 보낸 이유..."
삶의 무게에 짖눌려 내가 있어야 할 곳도 잊은채 애써 외면하듯, 취한듯 살아가고 있던 즈음에 나에게 날아든 한마디.
벌써 몇 해가 흘렀나. 클리블랜드에서 살아갈때 동생처럼 지내던 명훈이, 내 곁에서 나를 끌고 억지로라도 운동을 시키던 그 명훈이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는 나는 홀로 남아버렸다. 책을 다시 펴내지 않느냐는 물음에 나를 외면하는듯한 내 삶에 대한 끝없는 고뇌와 그 속에서 일그러져 들어가는 내 모습을 담아보냈다.
내 머릿속을 흔들어 버린 몇마디가 내게 돌아왔다.
희망을 주어야 할 사람...
하나님이 형을 이 세상에 보낸 이유...
흔들거렸다.
내가 흔들거렸다.
삶이 가져다 주는 그 고통과 누구도 이해할수 없을 내 몸과 영혼의 아픔을 끝없이 삼켜가면서 홀로 남아 괴로워하던 내 모습이 흔들거렸다.
지난날에 대한 회한과 지울수도 다시 돌려세울수도 없는 그 지난 일들에 대한 끊임없는 되새김질로 나를 부서가던 어리석은 내가 흔들거렸다.
건강...
태어나서 내 기억이 닿는 그 자리까지 거슬러가도 나는 건강이라는 사치를 가져본 적이 없다. 늘 고통이 함께 했고 그 무게가 커졌다가 줄어들었다가 하면서 내 주위를 맴돌았을뿐 내게서 고통이 사라져간 적은 없었다.
숱한 시련 속에서도 끝없이 일어서며 나를 누르는 모든 것들에 저항하며 새 삶을 찾기 위해 젊을을 살랐는데 나는 아직도 그 시련이 소용돌이 치는 물줄기 한가운데 서있다.
내게 남은 것은 상처 받은 몸과 마음이라는 생각들로 어지러울때 나는 나를 흔들어버린 녀석의 메일을 받았다.
지금도 고통 속에서 잠이 들고 고통 속에서 잠에서 깨어나지만 그래도 나는 희망을 주어야할 사람...
내 존재의 이유는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도 아니요, 유명한 과학자가 되는것도 아니요, 그저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극심한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을 바로 그 사람들, 내가 끝없이 사랑해야할 그 사람들을 위해서다.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자는 다짐을 했다.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한번 각인시킨 한마디,
하나님이 형을 이 세상에 보낸 이유...